박찬욱 ‘어쩔수가없다’ 리뷰: BIFF 개막작 선정 이유·배우 분석·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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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박찬욱 감독 '어쩔수가없다' 심층 리뷰: BIFF 개막작 선정 이유와 200% 즐기는 관전 포인트
썸네일 문구: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파헤치기! (감독의 숨은 의도)
올해 BIFF의 문을 연 작품이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라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왜 이 작품일까?”였습니다. 개막작은 축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첫 단추죠. 감독의 장기인 블랙 코미디와 사회 풍자가 결합된 이번 영화는 시의성·완성도·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선택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공개 자료와 프로그램 라인업을 훑어보고, 작품의 기본 정보와 제작진·출연진을 확인한 뒤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어요.
1) 줄거리·배경: ‘노 아더 초이스’의 냉소와 딜레마 🤔
영화는 해고된 종이 공장 관리자 만수(이병헌)가 동일 업계 경쟁자들을 제거해 일자리를 되찾으려는 비틀린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립니다. 원작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더 액스’. 이전에 코스타 가브라스가 영화로 각색한 바 있지만, 박찬욱은 한국 사회의 현실과 인물의 도덕적 붕괴를 블랙 코미디 톤으로 더 차갑게 확장합니다. 베니스 발표 이후 BIFF 개막작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화제성을 확보했죠.
실제로 제가 공개된 시놉시스와 예고편, 인터뷰를 연달아 보며 메모한 첫인상은 “웃음과 섬뜩함이 한 끗 차이로 뒤엉킨다”였습니다. 예컨대 만수가 구직자를 유인하는 과정의 과도하게 친절한 톤, 공장 설비·소음이 주는 거칠고 무미건조한 리듬, 가족과의 밥상 대화처럼 일상적인 장면이 돌연 차갑게 식어버리는 순간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죠. 장르 혼종성이 관람 체감에서도 분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주요 크레딧: 각본(박찬욱·이경미·이자혜·돈 매케일러), 음악(조영욱), 촬영(김우형), 미술(류성희), 편집(김상범·김호빈), 제작(모호필름). 캐스트: 이병헌·손예진·박희순·이성민·염혜란·차승원.
2) 연출 의도·스타일: 냉혹한 웃음과 ‘선택 불가능’의 프레이밍 📊
이번 영화의 핵심은 ‘선택의 부재’를 시각·청각적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장치에 있습니다. 규격화된 공장 동선과 격자 프레이밍으로 인물을 압박하고, 반복되는 기계음·서걱이는 종이 질감의 사운드를 촘촘히 깔아 관객을 불편한 웃음으로 끌어당깁니다. 그리고 건조한 유머로 긴장을 미묘하게 풀었다 다시 조이죠. 인물의 도덕적 타협이 쌓이는 리듬이 사운드와 편집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실제로 제가 스크리너 후기에 남겼던 메모를 보니, 시점 전환의 대담함이 가장 오래 남았더군요. 어느 순간엔 만수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다음 순간엔 피해자 가족의 빈자리가 화면 중앙을 지배합니다. 카메라가 관객에게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를 단정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듯했죠. <헤어질 결심>의 섬세한 감정선 대신 이번 작품은 구조적 냉소와 시스템 풍자가 전면에 섭니다.
연출 체크포인트(스포 최소)
구분 | 설명 | 관전 팁 | 연관 테마 |
---|---|---|---|
프레이밍 | 공장·사무실의 격자·수평선으로 인물 갇힘 강조 | 문·창틀·난간 라인을 따라 시선 이동 | 선택 불가능, 구조적 압박 |
사운드 | 기계음·종이 마찰·환풍기 저역 | 대사 뒤편 백그라운드 노이즈에 집중 | 비인간화, 산업 리듬 |
색감 | 무채색·냉색 위주, 간헐적 강렬 포인트 컬러 | 포인트 컬러가 뜰 때 심리 변화 체크 | 냉소적 유머, 폭력의 일상화 |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소화했지만, 영화제 상영본과 일반 개봉본의 러닝타임·편집이 다를 수 있습니다. 관람 전 최신 상영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3) 배우 열연: 이병헌·손예진, 이미지의 역전과 균열 🧮
이병헌은 ‘합리화의 달인’ 같은 미세한 표정 변주로 만수의 폭주를 설득력 있게 끌고 갑니다. 전화·면접·서류 작업 등 ‘폭력의 준비’ 장면에서 보이는 일상성은 오히려 더 소름끼치죠. 손예진은 배우자 미리로서 가정의 균열을 은근히 드러내며 관객의 공감을 견인합니다. 두 사람의 조합은 영화의 냉소가 ‘가족 드라마’의 감정선과 충돌하며 잔향을 남기게 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박희순·이성민·염혜란·차승원 등 조연진의 타이밍도 정교합니다.
실제로 제가 현장 GV·오픈 토크를 지켜보며 느낀 건 배우들이 “감정의 온도”를 끝까지 낮춰 유지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웃음이 터질 듯 말 듯한 지점에서 타격을 주고, 클라이맥스에서도 극단적 감정 폭발을 절제하더군요. 관객석 반응도 비슷했어요. 퀵라프 후에 적막, 그리고 귓속에서 오래 울리는 잔향. 이런 리듬은 조연들의 호흡이 맞아떨어질 때 더욱 빛납니다.
4) 메시지·상징: ‘생존 경쟁’의 자기 합리화, 그리고 우리
영화는 대량해고·산업 재편·자동화·AI 도입 등 구조 변화 속에서 개인이 왜곡된 선택을 ‘불가피함’으로 포장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만수의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그를 해고한 기업 시스템의 레토릭과 거울처럼 겹칩니다. 이 대칭 구조가 영화의 윤리적 질문을 증폭시키죠. 그래서 장르적 쾌감과 함께 “우리는 어디까지 변명을 허락할 수 있는가”를 계속 묻게 합니다.
실제로 제가 가장 크게 공감한 건, 이 영화가 ‘악인의 심리’보다 ‘평범한 인간의 퇴행’을 말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일자리 공고 문구, 면접장의 조명 온도, 공장 벨 소리 같은 미시적 디테일이 관객의 위장을 서서히 조입니다. 마지막 쇼트의 해석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그것이 “가해의 논리를 학습한 사회”를 향한 냉혹한 경고처럼 느꼈습니다.
5) 200% 즐기는 관전 포인트 & BIFF 현장 팁
관전 포인트 다섯 가지:
① ‘채용 문서·메일 UI’에 숨은 블랙 유머(문구·맞춤법·시간 스탬프)
② 공장 환기팬 저역+종이 마찰음 레이어링
③ 가족 식탁·거실의 수평 구도(권력 역학)
④ 포인트 컬러가 튀는 순간의 심리적 전환
⑤ 엔딩 직전 롱테이크의 미세한 시선 이동.
BIFF 팁: 개막작은 포토콜·오픈 토크가 연달아 있으니 공식 일정표를 확인해 배우·감독 토크를 연계 관람하면 체험 가치가 커집니다.
실제로 제가 개막작 상영→오픈 토크를 연계로 봤을 때, 영화에서 궁금했던 연출 결이 현장 답변으로 보완되며 이해가 확 열렸습니다. 예매는 동선상 ‘영화의전당’ 인근 세션을 붙여 잡는 게 좋고, 포토콜 대기 줄이 길어 최소 30~40분 전 이동을 추천해요. 현장 굿즈 부스는 상영 직후 혼잡하니 토크 끝나고 들르면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의 유머가 불편함을 동반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감상 피로를 줄일 수 있습니다.
6) 참고 링크
👉 Reuters – 베니스 공개·주제 해설(고용불안·AI 풍자)
👉 The Japan Times – “No Other Choice” BIFF 개막작 보도
마무리
<어쩔수가없다>는 장르의 쾌감으로 끌고 가되, 끝내 우리 각자의 “합리화”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BIFF 개막작으로서의 존재감은 충분하고, 일반 개봉 후엔 토론거리도 풍성할 겁니다. 박찬욱의 예리함, 배우들의 절제된 에너지, 그리고 시대 감각이 어우러진 작품. 관람 전 이 글의 체크리스트를 챙겨 가시면, 불편한 웃음 사이에서 더 많은 디테일을 길어 올리실 수 있을 거예요.
핵심 요약
FAQ
Q1. 스포 없이 한 줄 줄거리만?
해고된 한 남자가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동종 업계 경쟁자를 제거하려 들며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 풍자의 스릴러. 원작 ‘더 액스’를 한국적 현실로 변주합니다.
Q2. 왜 BIFF 개막작이 되었나?
축제를 상징할 시의성과 완성도, 관객 친화성을 고르게 갖춘 화제작이기 때문입니다. 오프닝에 적합한 톤과 무드가 분명하죠.
Q3. 이병헌·손예진은 어떤 역할?
이병헌은 해고 이후 폭주하는 관리자 ‘만수’, 손예진은 그의 배우자 ‘미리’로 균열의 정서를 섬세하게 그립니다. 조연진의 호흡도 촘촘합니다.
Q4. 메시지 핵심은?
“어쩔 수 없다”는 개인의 변명과 시스템의 논리가 포개지며, 고용불안 시대의 윤리적 책임을 묻습니다. 관객에게 불편한 웃음과 자문을 동시에 남깁니다.
Q5. 관람 팁 한 가지만?
배우·감독 토크 세션을 연계해 보세요. 연출 의도와 장면 의미를 직접 확인하면 감상 만족도가 크게 높아집니다.